임한솔, 전자책 『메이커와 엔지니어』 출간
임한솔이 2026년 3월 23일 전자책 『메이커와 엔지니어 — 개발자가 됐습니다. 그 다음은요?』를 출간했다. 전자책 출판 플랫폼 작가와에서 EPUB 포맷으로 발행한 셀프 출판이며, 12년차 개발자가 자신의 결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2023년 4월 블로그 연재로 시작한 글이 3년 만에 책이 됐고, 공개 발표는 두 달 뒤인 5월 20일 자신의 생일에 맞춰 직접 했다.
어떤 책인가
책은 개발자 안에 흐르는 두 가지 결을 다룬다. 기술을 파고들며 에너지를 얻는 엔지니어의 결과 만들면서 답을 찾는 메이커의 결이다. 저자는 자신이 메이커라는 사실을 모른 채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는 착각 속에서 길을 잃었다가 자신의 결을 발견한 뒤에야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고 쓴다. "개발을 좋아하는 건 맞는데, 왜 이렇게 재미가 없어졌을까"라는 소개 문구가 출발점의 질문을 요약한다.
구성은 여섯 개 챕터다. 개발자가 된 배경에서 시작해 두 성향의 정의와 특징을 각각 짚고 자신의 정체성 선언과 창업 실패 회고로 닫는다. 각 성향 챕터 끝에는 독자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붙였다.
AI 시대의 개발자론도 비중 있게 다뤘다. 저자는 책에서 "개발 경쟁력의 기준이 '사람이 얼마나 잘 짜는가'에서 'AI가 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가'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두 성향 어느 쪽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는지 아는 것"이라는 게 책의 결론이다.
왜 3년이 걸렸나
출발점은 블로그 연재였다. 그는 2023년 4월 15일 블로그에 '가제: 메이커와 엔지니어' 카테고리를 만들고 그해 4~5월 목차와 서문, 엔지니어·메이커의 정의를 담은 글 여섯 편을 올렸다. 연재는 거기서 멈췄다. "개발자로 근무해온 세월동안 생각만 해오던 것들을 최초로 글로 정의해보고자" 시작한 글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3년 가까이 걸렸다.
그 사이 커리어가 움직였다. 2014년 씨엔티테크 입사로 시작한 개발자 경력은 리디와 토스를 거쳐 2024년 프루퍼 공동 창업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피피비스튜디오스에서 플랫폼팀 팀장을 맡고 있다. 책 후반부에 실린 창업 실패 회고와 "예전에는 제품을 만들었고, 지금은 팀이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서술은 이 시기의 기록이다.
어떻게 완성했나
원고는 캐나다에서 마무리됐다. 2026년 3월 14일 아내와 함께 캐나다로 떠난 그는 "일에서 물리적으로 떨어져본 게 꽤 오래간만인데, 오히려 멀리 와있으니까 머릿속이 정리되더라고요"라고 당시를 기록했다. 잊고 지내던 독서와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고 그 휴가 기간에 글을 쓰고 교정해 전자책을 발간했다.
집필에는 AI를 활용했다. 그는 "이번에 AI와 함께 글을 쓰면서 확실히 달라진 걸 느꼈어요. 쓰는 게 훨씬 쉬워졌고, 무엇보다 즐거워졌습니다"라고 밝혔고 서점 소개면에도 도서 집필에 AI가 활용됐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출판 절차는 작가와 플랫폼에서 진행했는데 "원고 넣고 표지 올리고 정보 채우면 끝이에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6년부터 2년간 리디에서 일하며 익힌 EPUB 포맷과 서점 유통 지식도 이번 출간에 쓰였다.
왜 생일에 알렸나
발행과 공개 사이에는 두 달의 시차가 있다. LinkedIn 저서 기재 기준 출간일은 3월 23일이고 이틀 뒤 블로그에 출간 안내 글을 올렸다. 본격적인 공개 발표는 5월 20일 생일에 맞췄다. 스스로 준비한 생일선물이었던 셈이다.
출간 안내는 그 블로그의 마지막 시기 글 가운데 하나가 됐다. 책의 출발점이던 티스토리 블로그는 이후 운영을 멈췄고 2012년부터 1,008편이 쌓인 기록은 아카이브로 보존되고 있다. 그의 블로그 활동은 현재 Medium으로 옮겨 갔다.
메이커라는 자기 인식의 단초는 더 이르다. 그는 2020년 이력서 사이트에서 이미 스스로를 "#사용자를_먼저_생각하는_메이커"라고 소개했다. 이번 책은 그 표현에 12년치 서사와 근거를 붙인 결과물이다. 저자의 자기 인식은 본문에 굵게 남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나는 메이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