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토스 SLASH 21에서 '토스팀을 위한 슬랙봇 설계' 발표
임한솔이 2021년 4월 29일 토스의 첫 개발자 컨퍼런스 SLASH 21에서 토스팀을 위한 슬랙봇 설계를 발표했다. 세션 소개는 한 문장이었다 — "토스에서 사용하는 슬랙봇들의 개발 과정과 그동안의 고민을 공유합니다." 재직 중인 회사의 첫 컨퍼런스 무대에서, 입사 이후 직접 만들어 온 사내 도구를 공개한 자리였다.
어떤 무대였나
SLASH 21은 토스가 2021년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온라인으로 연 첫 개발자 컨퍼런스다. SRE·모니터링·프론트엔드·데이터베이스 등 19개 세션이 매일 저녁 공개됐고, 그의 발표는 둘째 날 여섯 세션 중 하나였다. 발표자 선정 경위는 단순했다 — 슬랙봇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발표해 달라는 요청이 그에게 온 것이다. 당시 소속 표기는 토스코어 Full Stack Developer. 발표 영상과 발표자료는 공식 세션 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무엇을 발표했나
발표의 출발은 단순한 발상이었다. 슬랙이 토스팀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축이니, 팀원들이 제일 많이 쓰는 슬랙 안에서 직접 제품을 제공하면 더 자주 쓰이지 않겠느냐는 것. 실제 개발의 시작도 같은 맥락이었다 — 슬랙을 헤비하게 쓰는 토스팀 특성상 업무 핸드오프 시간을 줄여 보자는 팀 논의에서 출발했다. 이 위에서 그가 속한 인터널 프로덕트 팀은 10여 개의 슬랙봇 생태계를 키웠다.
발표에서 공개한 사례가 그 실체를 보여 준다. 슬랙 대화 중 커맨드 하나로 업무 이슈를 만들고 담당자 할당과 완료 처리까지 끝내는 봇, 비품·사무용품을 별도 관리 시스템 없이 슬랙 안에서 요청부터 발주·지급까지 처리하는 구매요청 봇, 사내 카페 '커피 사일로'의 음료 주문 봇. 업무가 슬랙을 벗어나지 않게 만드는 도구들이었고, 봇 캐릭터가 굿즈로 제작될 만큼 팀원들의 사랑을 받았다.
'설계'라는 제목의 이유 — 세 번의 갈아엎기
발표의 본론은 성공담이 아니라 설계를 갈아엎어 온 여정이었다. 처음에는 하드코딩된 경로로 알림 메시지만 쏘는 단순 웹훅이었다. 상호작용하는 봇을 만들려고 공식 SDK를 감싸고 메시지 블록을 클래스로 추상화했으며, 메시지 안 숨은 속성 공간에 상태를 적재해 메시지가 자기 상태를 기억하게 하는 '체인' 개념을 고안했다.
그다음은 한계의 고백이다. 분기가 덕지덕지 붙은 코드는 유지보수가 어려워졌고, 공식 문서 업데이트가 늦어 스펙을 직접 확인하며 개발하다 스펙 변경으로 전체 슬랙봇이 멈추는 사고도 겪었다. 그래서 화면과 로직을 Scene, 버튼 클릭 같은 액션을 Execution으로 나눠 순서도처럼 조립하는 자체 프레임워크를 만들었지만, 제품이 슬랙 밖으로 확장되자 이번엔 체인과 비대해진 Scene이 걸림돌이 됐다. 발표 시점에 그는 Scene을 템플릿·렌더링·로직 레이어로 분해하고 체인을 폐기하는 세 번째 개편 — 사내에서 Django Slack Framework로 부른 재설계 — 를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기술 스택은 클라우드 환경의 Django(Python) 웹 서버와 슬랙 이벤트 서브스크립션 기반이었다.
발표의 바탕이 된 슬랙봇은 무엇인가
슬랙봇은 그가 2018년 11월 토스에 입사한 뒤 Internal Product Developer로 만들어 온 인터널 제품 가운데 하나다. 사내 웹·앱 포털 토스인터널을 메인으로 개발하면서 근태관리 도구 티티, 수습평가 시스템, 사내 매거진 비바뉴스 같은 도구를 함께 맡았고 슬랙봇도 그 제품군에 속했다. 개발은 입사 직후부터 퇴사 무렵인 2023년 8월까지 이어졌다.
발표 이후 무엇이 이어졌나
발표는 회사 밖에서 답장을 받았다. 이 발표를 본 네이버웹툰의 연락으로, 두 달 뒤인 2021년 6월 네이버웹툰 조직을 대상으로 사내 슬랙 활용 세미나를 진행했다. 채널 운영과 커뮤니케이션 최적화, 워크플로우 자동화와 슬랙봇 개발, 반복 업무 자동화 사례가 주제였다. 토스 소속 개발자가 다른 회사 구성원에게 슬랙 전문성을 공유한 자리다.
외부 발표는 그해 가을에도 있었다. 2021년 10월경 '소프트웨어의 날' 기념 비대면 강연에서 "소프트웨어개발자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개발자 직업과 진로를 소개했다. 2021년은 그가 토스 재직 중 외부 무대에 연이어 선 해였다.